Myself as a fashion designer

 내성적이고 생각이 많은 나의 성격은 디자인을 할 때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나에게 디자인이란 성찰이자 연구이다. 디자인을 트렌드와 맞물려 fun하고 가볍게 보려는 시각, 그렇게 즐기려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에게 디자인은 가벼운 대상이 아니다. 놀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고 책상에 앉아 학문을 공부하듯 디자인을 한다는 건 아니다. 이는 나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나는 디자인을 진지하게 대하려고 한다. 엄청난 생각과 사색, 고민과 연구로 마치 하나의 새로운 이론을 만들 듯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뜻이다.

 나는 전통적인 기독교 집안과 교사인 아버지 아래에서 자라왔다. 십대 시절 방황을 몰랐고 늘 반듯하게-그렇다고 모범생은 아니었지만- 해야 할 것들을 알고 성실하게 살아왔다. 나는 아들로서 부모님게 완벽하게 보여야 한다는 약간의 "착한 아들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다.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나만의 사명과 부담이 십대 시절부터 가득했다. 지금에 와서 나를 돌이켜볼 때 느끼는 것이지만 어린 시절 이런 반듯한 가정 환경이 오히려 내 안의 욕망을 일깨운 듯 하다. 난 늘 반항하고 싶었고 늘 낯선 것과 금기시되던 것들에 매력을 느꼈다. 때문에 나는 늘 욕망의 해소 창구가 되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그것들을 디자인으로 풀었다. 나는 전통적으로 아름다운 것보다 더럽고 추한 것, 낯선 것, 불쾌한 것, 징그러운 것, 혐오스러운 것들에 묘한 매력을 느낀다. 그것들을 디자인으로 풀고 싶다. 논란을 일으킬 만한 소재들, 사람들이 꺼리는 것들을 밖으로 까발리고 싶고 나만의 디자인으로 해석하고 싶다.




 여성, 종교, 고딕, 동양의 정적. 이러한 것들이 디자인을 생각할 때 내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것들이다. 어떻게 이것들을 연결할 수 있을까? 나는 트렌드에 가장 합당한 룩을 제안하는 디자이너라기보다 나만의 방식과 철학을 독보적으로 내보이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나는 아직은 사업보다는 아트에 욕심을 두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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